
<천원돌파 그렌라간>
에반게리온으로 유명한 ‘가이낙스’에서 만들어진 메카물입니다.
한마디로 일축하면,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작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야한 장면이 많은 건 아니지만서도,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우정, 열혈, 성장이라는 요소가 다 들어있습니다.
에반게리온과 비교하자면 작품성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
단순하고도 명확한 대립 구조, 뻔한 복선, 작품 내에서조차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세계관 때문이죠.
하지만 작품 분위기상 세세하게 따지지 않고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게 되는 매력 또한 있습니다.

<굴착꾼 시몬>
이 이야기는 한 소년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그저 드릴로 땅 파는 일뿐인, 수수하고 소심하여 자신의 의견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찌질하다고 하면 찌질한 성격을 가진 ‘시몬’이 이 작품의 주인공이죠.

<그렌단 리더 카미나>
그런 그를 언제나 앞에서 이끌어주는 ‘카미나’는 친형제는 아니었으나 친형제 이상으로 사이가 좋은 형님이었습니다.
시몬이 망설이거나 할 때마다, 반강제적이긴 하지만, 앞에서 그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도맡고 있습니다.
그는 언제나 ‘지상’은 존재하며, 자신은 지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시몬과 함께 지상으로 오르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죠.

<요코 리트나>
‘요코’는 그런 그들 앞에 나타난 소녀입니다.
수인들이 사용하는 ‘간멘’과의 전투 중 우연히 만나, 시몬과 카미나가 지상으로 갈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지상으로 올라온 세 사람>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흔하다면 흔한 열혈 코믹 만화의 전개가 펼쳐집니다.
만일 이대로 평탄하게 흘러갔다면 이 작품 또한 묻혀진 다른 작품과 같이 단순한 수작 정도로 평가가 끝났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 8화, 잘 있거라 친구여>
수동적인 성격을 지닌 시몬에게 있어서 카미나는 자신의 전부였습니다. 자신이 흔들릴 때마다 자신을 일깨우고 방향을 제시해준, 유일무이한 사람이 자신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이후 그는 더욱 음침하고 침울한 성격으로 변하고, 카미나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그가 걷고자 했던 발자취를 따라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시몬은 시몬. 그가 제 아무리 노력한들 카미나가 될 순 없었습니다.

<니아와의 첫 만남>
그러던 와중, 시몬은 한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왕궁에 갇혀 살며 밖에 나가본 적이 없던 ‘니아’는 그저 온실 속의 화초라는 말이 어울릴 듯한 아이였죠.

<니아, 끌려가며>
그러한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언제나 카미나의 뒤를 좇으려하는 시몬에게 정답을 제시해준 건 니아였습니다.

<소년은 슬픔을 뛰어넘어 한 명의 남자가 된다>
소년은 결국 스스로 한 걸음 내딛는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언제나 끌려다니고, 타인의 말만 듣던 어리숙한 소년의 시절을 벗어나, 자아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청년이 되고자 했던 것이죠. 이렇게 소년은 성장을 하게 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이 작품은 꽤나 단순한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자칫하면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단순함을 과도한 연출로 날려버렸죠. 연출이 과하면 작품의 분위기를 망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 작품엔 과한 연출이 꽤나 잘 어울립니다.


<그렌라간 홍련, 나암>
인기에 힘입어 극장판도 나왔습니다. 물론 더욱 더 과해진 연출은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요...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작품. 한 번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